아사히글라스 해고자 승리···공장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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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글라스 해고자들이 10년의 투쟁 끝에 공장으로 돌아가게 됐다. 해고자들은 2021년 사측으로부터 한 차례 노조 지회장을 제외한 정규직 고용을 제안받은 바 있으나 이를 거부한 끝에, 결국 전원 공장으로 함께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선고 후 해고자들은 대법원 앞에서 판결을 환영하며 환호했다.

11일 오전 11시, 대법원은 아사히글라스(AGC화인테크노한국, AFK) 불법파견과 부당해고 관련 3개 사건을 각각 선고했다. 대법원은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 혐의를 인정했고, 해고자들에 대한 고용 의무도 있다고 최종 판단했다. 다만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서는 패소 취지로 상고를 기각했다.

우선 해고자들이 아사히글라스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대법원 민사3부(재판장 엄상필 대법관)는 1, 2심과 마찬가지로 아사히글라스가 해고자들을 직고용하라는 취지로 판결했다. 아사히글라스가 하청 업체 소속이던 해고자들에게 업무 지시 등 사용권을 행사한 점을 인정했다. 아사히글라스가 용역 업체로부터 도급이 아닌, 실질적으로 원청 사업에 편입된 ‘근로자 파견’을 받았다는 뜻이다.

형사재판인 아사히글라스의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 재판에서 대법원 제3부(재판장 노정희 대법관)는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 혐의를 인정하고 파기환송 했다. 불법파견 관련 아사히글라스 측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당시 대표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 혐의는 하급심에서 다시 판단하게 된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아사히글라스가 하청업체인 GTS와 도급 계약을 체결했고, 업무 또한 파견법을 위반하는 정도로 지휘명령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당시 판결에서 재판부는 도급업체가 원청업체에 일정 부분 업무 지시나 제품 검수를 통해 관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 특별3부(재판장 오석준 대법관)는 아사히글라스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를 기각했다.

아사히글라스 부당해고 사건 주요 경과 

2015. 5. 29. 아사히 사내하청 노동조합 설립
2015. 6. 30. 노동조합이 결성된 하청업체 ‘지티에스’ 소속 178명 전원 문자 해고
2015. 7. 1. 아사히글라스 정문 출입 통제
2015. 7. 21. 부당해고, 불법파견 고소, 부당노동행위 진정
2016. 3. 25. 중앙노동위위원회 원청 아사히글라스 부당노동행위 판정
2017. 4. 14. 광화문 고공 단식농성 시작. 27일간 진행
2017. 8. 29. 아사히글라스 기소 촉구 대구검찰청 천막 농성 시작. 약 6개월 진행
2017. 9. 22. 고용노동부, 178명 직접고용 시정지시
2017. 12. 22. 대구검찰청 김천지청 불법파견 무혐의 처분
2018. 5. 14. 대구고검, 불법파견 혐의를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 명령’
2018. 12. 27. 기소를 촉구하는 대구검찰청 로비 점거 농성. 11명 연행
2019. 2. 13.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파견법 위반 기소 권고 결정
2019. 2. 15. 검찰, 불법파견 기소
2019. 8. 23. 근로자지위확인 민사 1심, 직접 고용 판결
2021. 8. 11. 파견법 위반 형사재판 1심 유죄 선고
2022. 7. 13. 근로자지위확인 민사 2심, 직접 고용 판결
2022. 8. 19. 임금 손해배상 ‘64억 지급’ 민사소송 승소. 법원은 사측의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임
2023. 2. 17. 파견법 위반 형사재판 2심 “무죄” 선고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