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도심에 SRF 소각시설 건축 허가···“시장이 재판 받는 중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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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 당시 선거구민에게 명절 선물을 돌린 혐의로 김충섭 김천시장 뿐 아니라 전·현직 김천시 공무원 14명 등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그런 와중에 김천시가 도심에 고형폐기물(SRF) 소각시설 건축을 허가해 반발을 사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지금 시점에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김천시는 신음동 자원순환시설에 대해 건축허가서(허가사항변경1차)를 교부했다고 밝혔다.  A 회사가 SRF 소각시설을 건축하려는 곳은 김천시청 근처로, 인근에 학교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김천시와 A 회사는 2019년부터 건축 관련 소송을 이어왔고 2심에서 김천시가 승소했으나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면서 A 회사가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A 회사는 지난해 9월 다시 건축(증축) 허가사항 변경을 신청했고 시가 허가서를 교부했다.

시민들은 인구 밀집 지역에 SRF 소각시설 건축이 주민의 건강과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천시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연대(범시민연대)는 “SRF 소각시설은 폐플라스틱·생활폐기물 등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오염·악취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김천시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시장이 재판 중인 시점에 왜 허가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천시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연대가 10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시민연대는 10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재판 진행 청원과 엄벌 탄원서 등을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범시민연대에 따르면 김천 시민 2,465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김천시는 최근 몇 년간 김 시장과 일부 공무원의 부정행위로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2년 이상 지속된 검찰 압수수색으로 김천시의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고, 공직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과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며 “김 시장은 대형 로펌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민들은 수치심과 스트레스 속에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정 범시민연대 대표는 “지역 시민들은 2019년부터 해당 시설 건립을 막아왔는데 지난달 김천시가 조건부 승인하면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 시민단체가 법적 근거를 가지고 건축허가 취소를 요구하며 시장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고 전했다.

한편 범시민연대에는 김천YMCA, 참여자치 김천시민연대, 김천시 농민회, 김천교육너머, 전교조경북지부 김천지회, 감천포럼, 포럼열린마당, 수다쟁이 김천맘까페,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김천고형폐기물소각장반대 시민대책위원회, 뉴스삼산이수, 더불어민주당 김천시지역위원회, 진보당 김천지역위(준)가 소속돼 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