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실련, “청렴담당자에게 유사역사학 전파한 대구교통공사 자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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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제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이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의 유사역사학(사이비역사학) 특강을 연 대구교통공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대구교통공사는 2023년~2024년 3차례 이만규 의장을 초청해 부서별 청렴담당자, 희망 직원을 대상으로 위서(僞書)로 여겨지는 <환단고기>에 근거한 ‘한자는 우리 동이민족의 것’, ‘주나라 이전은 동이민족의 풍속’, ‘우리 민족의 역사는 약 1만 년’ 등의 내용으로 강의를 했다.

5일 대구경실련은 보도자료를 통해 2021년부터 2024년 5월 31일까지 대구교통공사가 실시한 외부인사 초청 특강내역 정보공개청구 자료를 공개했다. 같은 기간 대구교통공사가 실시한 외부인사 초청 특강은 모두 32건으로, 대부분 민원응대법, 개인정보보호특강, 성인지감수성·성평등한 조직문화 등 직무, 조직문화에 관한 것이다.

▲대구경실련이 대구교통공사에 정보공개청구한 외부인사 초청 특강 내역. [자료=대구경실련 제공]

직무, 조직문화에 해당하지 않는 주제로 한 외부인사 초청 특강은 이만규 의장의 ‘옛 이야기’가 유일하다. 다른 강연은 참석 대상이 대부분 관련 업무 담당자이거나 전체 임직원이지만, 이 의장의 특강은 ‘희망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희망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은 이 의장의 강연 외에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특강(2021.10.16.)’이 유일하다. 대구교통공사는 이 의장에게 1회당 37만 원 사례금도 지급했다.

대구경실련은 “‘부서별 청렴담당자’들과 ‘희망직원’들을 대상으로 유사역사학을 전파하는 특강을 하게 한 것은 선출직 공직자로 광역지방의회 대표자인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이 대구광역시 산하기관인 대구교통공사에서 유사역사학을 전파한 것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인 기준으로 보면 이만규 의장의 ‘옛이야기’ 특강은 대구교통공사에게는 필요하지 않고, 논란만 야기하는 사안이 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대구시의회 의장직을 이용해 유사역사학을 전파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만규 의장의 대구교통공사 ‘옛이야기’ 특강과 같은 일은 이만규 의장 개인, 대구교통공사뿐만 아니라 대구시의회, 대구시 산하기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대구교통공사에서 3차례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올해 5월 <옛이야기 강의록>을 펴내기도 했다. 이 의장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서술을 두고 “이게 뭐 위서(僞書)다, 기록이 잘못됐다, 그런 기록은 엉터리다. 다 괜찮습니다. 옛이야기니까요”라며 옛이야기임을 강조하지만, “우리 역사가 왜곡된 부분이 많은데, 올바른 역사 인식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자신의 주장이 올바른 역사라고 설파했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