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정보와 왜곡된 사실 때문에 성주 주민들, 특히 학생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빨갱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부터, 어린 학생을 부모님들이 동원하고 있다는 둥… 오히려 학생들은 이런 확인되지 않은 비난에 더 마음을 다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주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익명으로 보내온 글이 있습니다. 성주 학생들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 전문 그대로 싣습니다.
네티즌 여러분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성주고 3학년 학생입니다. 지금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많은 허위기사들과 그 허위 기사를 읽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키보드를 놀리는 네티즌들을 보면서 너무 답답해서 이 글을 써봅니다.
지금 인터넷을 통해 많은 네티즌 및 기자들이 학부모님들이 학생들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생들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각오하고 학생들 스스로의 선택으로 군청 앞으로 나갔습니다. (관련기사=성주 중고생들, ‘외출금지’에도 무단조퇴 각오하고 “사드 안 돼”)
곧이어 저희는 국무총리의 연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무총리는 성주에 안전문제가 없도록 한다고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반경 3.5km 안에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사드를 설치한 반면 성주의 사드 설치장소는 성주읍과 불과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농작물은 물론 수많은 어린 학생들과 어른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입니다.
전자파라는 것이 직선이 아니라 퍼지는 형태인 데다 단기간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접촉에 의해서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린아이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날 것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국무총리께 반발했습니다.
또한 국무총리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주장하고 있는 안전성과 미국에서 제공하는 사드 안전성은 많이 차이가 나기에 우리나라에서 제공하는 안전성에 다시 한 번 의문을 품는 것입니다.
저는 한반도에 사드설치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만에 하나라도 사드를 설치할 경우 최소한 인적이 없는 곳에 설치하여 사람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 성주 사드 설치 반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네티즌 여러분들 조금만 저희의 입장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허위 기사에 빨갱이라든지, 학부모님을 욕하신다든지 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최소한 저희 성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비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전에 아무런 토론, 협의도 없이 3일 만에 통보식으로 이루어진 결정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어하고 있습니다. 성주에 한 번 와보지도 않고 민주적 절차도 거치지 않은 중앙정부의 행동에 대해선 아무런 비난도 없고, 저의 성주 군민들에게 쏟아지는 너무도 많은 허위글과 비방 댓글을 보면서 저희학교 학생들이 너무나도 답답해하고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목적은 살기 좋은 성주로 되돌아가고자 함이고,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함이고, 잃어버릴 고향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 어느 이익에도 관심 없고, 그 어느 다른 목적도 없으니 제발 허위글에 속지 마시고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