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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시민단체 활동가를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고발했다가 취하한 일을 두고 지역시민사회단체가 반민주적, 반인권적, 반헌법적 행태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홍준표 시장의 사과와 담당자 문책을 촉구했다.
25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동인동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7일 대구시가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 사무처장들을 고발한 후 대구경실련에 대해선 이틀 뒤 취하한 일을 비판했다.
대구시는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이 대구시 공식 유튜브 채널 관련 홍 시장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 의뢰한 건 홍 시장을 무고한 것이라며 이들을 고발한다고 17일 밝혔다.
하지만 대구경실련은 홍 시장 유튜브 채널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수처 수사 의뢰 등에 관여한 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대구경실련은 성명서를 내고 “대구경실련은 홍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적도 없고, 공수처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며 “그런데도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을 무고죄로 고발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대구시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피고인 지정에 있어 참여연대와 경실련을 공동으로 무고죄로 고발한 앞서 2건의 사건과 단순 착오로 인해 잘못 지정된 것을 인지했다”며 대구경실련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를 두고 “사실관계조차 틀린 고발장을 대구시의 이름으로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뒤늦게 취하한 사건은 일종의 해프닝이 아니라 홍준표 시정의 불통과 일방통행 행정의 끝을 보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대구에서 지방자치가 다시 시작된 이래 이처럼 부끄러운 일이 있었던가”라며 “언론에 나온 기사와 해당 단체 홈페이지만 찾아봐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조작하여 고발하다니, 이게 지금 광역단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고 힐난했다.
또, “230만 대구시민에게 위임받은 권한과 세금을 시민단체를 탄압하는데 쓰는 홍 시장과 대구시청은 일말의 양심도 없느냐”며 “홍 시장 체제하에서 이뤄지는 대구시의 모든 행정이 맥락도 없고 이유도 없고 공론화도 없이 이뤄지고 있으며 오로지 시장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 행정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대구시를 시민단체가 비판하는 것은 주어진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 시장과 대구시가 시민단체를 사실관계도 없이 고발하는 작태는 그야말로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 반헌법적 행태”라며 “혼용무도한 홍 시장과 대구시는 시민단체에 대한 고발을 당장 취하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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