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54] ‘기후로운 투표생활’에서 ‘기후로운 생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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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를 선두에서 헤쳐 나가야 할 정치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끝났다. 뉴스민은 그 지도자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제1의 가치로 해주길 간절히 바라며 미약하나마 일종의 캠페인을 벌였다. 결과는 기대 이하다. 기후위기 의제에 대한 산발적인 관심은 있었지만, 선거는 ‘윤석열 심판’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후전문가랄 수 있는 당선인은 4명(이소영, 박지혜, 김소희, 서왕진)에 그쳤지만, 법조인은 역대 가장 많은 61명이 배지를 달게 됐다.

우리의 역량 부족을 인정한다. 하지만 여전히 22대 국회는 기후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는 포기할 수 없다.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윌처럼, 대안을 찾고 대안을 이야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뉴스민의 역할이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갈 언론인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설령 그 끝이 ‘이미 살 길은 없다’는 종말 선고의 재탕일지라도” 지난 4월 15일 ‘#053/054’ 코너를 통해 역량 부족을 인정했다. (관련기사=[#053/054] 재만 남은 세상에서, 선거가 끝났다(‘24.4.15))

22대 국회는 기후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로 진행한 ‘기후로운 투표생활’의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한 결과였다. ‘기후로운 투표생활’이 미약하나마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기후위기 대응 선거가 되는데 일조하길 바랐지만, 찻잔 속 돌풍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기의 시대의 대안을 찾고, 이야기하겠다고 한 다짐에 응원이라도 하듯, 뉴스민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기후로운 투표생활’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6회 인터넷선거보도상(독립형 부문)을 수상한거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지난 4월 선거 이후 유권자 추천을 통해 전국 42개 언론사의 기획보도 47건을 심사했고, 그중 경향신문(전국부문), 경인일보, 경남도민일보(지방·지역 부문)와 함께 뉴스민을 수상자로 결정했다. 홍원식 한국언론학회 부회장은 “기후문제를 적극적으로 선거 의제로 설정했으며 이를 지역문제와 잘 연결해 독자 피부에 와닿을 수 있게 전달하였다는 점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6월 20일 뉴스민 박중엽, 김보현 기자가 인터넷선거보도상을 대표 수상했다.

뉴스민은 지난해 12월 큰 틀의 가이드라인을 잡고, 1월부터 본격적으로 ‘기후로운 투표생활’ 기획 취재에 돌입했다. 근 5개월 간의 노력은 선거에서 기후위기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게 하려던 목표 달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그 노고를 인정받으며 상까지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인 건 분명하다. 무엇보다 뉴스민이 이 같은 보도를 할 수 있는 건 모두 독자회원의 자발적인 후원에 기반한다는 걸 고려하면, 좋은 보도를 요구하는 독자들이 만들어낸 성과이기도 해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편집국장이란 위치에선 “기후문제를 지역문제와 잘 연결해 독자 피부에 와닿을 수 있게 전달했다”는 평가가 남다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절반의 성공이라고 봤던 기획보도였지만, 그 취지만큼은 제대로 전달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드는 한편으로 나머지 절반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도록 하는 채찍질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정말 뉴스민이 놓을 수 없는 의제가 되고야 말았다. 이젠 ‘기후로운 투표생활’에서 ‘기후로운 생활’이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