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대구의사회 수석부회장, “최대 10% 이하 증원이 정답”

14:15
Voiced by Amazon Polly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수석부회장이 정부의 의대 증원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늘리거나 줄이는 것도 좋은데, 합리적인 추계가 필요하다”며 “(현재로는) 최대 10% 이하로 늘리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수석부회장

29일 오전 이상호 부회장은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의대 증원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내년 의대 증원 규모를 1,509명이라고 밝혔다.

이상호 부회장은 “지금 의대 증원은 같은 비용으로 김사부 같은 500명으로 지켜낼 것인가, 돌팔이 같은 의사 5,000명으로 지켜낼 것인가의 문제”라며 “우리나라와 의료시스템이 비슷한 일본과 미국은 우리나라와 의사 수가 비슷한데, 면적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의사 수 과잉공급”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핵심의료를 맡아 줄 젊은 의사가 줄어드는 게 문제이기에 의료개혁은 필요하다”며 “과학적 접근 방법이 없다는 게 이번 의대 증원의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과학적인 추계를 통한 적절한 의대 증원 규모는 얼마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의사 개인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걸 집어넣으면 필요 의사 수가 바뀔 수 있다. 과거 쓸개나 맹장 수술 할 때 1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지금 담낭절제술 하면 20분 정도면 끝난다. 생산성 향상이 3배쯤 늘었다. 전문가들과 과학적인 산출을 통해 합리적 추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의실과 자료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고, 큰 병원이 있어야 하고, 병원 안에 환자가 있어야 한다. 기초의학 교수님들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며 “최대 10% 이하로 증원하는 게 정답이다. 10% 이상 늘리면 평가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는데, 100% 증원한 학교들은 국가고시 칠 자격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역에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국민 여론에 대해 이상호 부회장은 “제도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것이지 의사 수가 부족한가에 대해서는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며 “지역 가산 수가제도라든지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인 방법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상호 부회장은 “우리 국민들 전체가 대한민국 의사가 부족하다는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며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 전공의들은 김사부가 되겠다고 수련하러 들어갔는데 정부는 김사부가 필요없다고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원의들의 파업 가능성에 대해 이상호 부회장은 “초기부터 개원 의사들과 논의가 많았다. 개원의가 마비되면 대학병원 응급실이 마비되고, 우리나라 의료가 끝장이 난다. 이 정부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포기할 것 같지 않아서 힘들다고 결론 냈다”며 “전공의에 대한 법적 제재가 가해지면 개원의 파업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 한 차례 진통을 겪은 후 의료계에서 정부와 논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상호 부회장은 “보건복지부하고 2,000명 논의된 적이 없었다. 2020년에는 정원보다 공공의대 문제가 쟁점이었다. 그동안 19차례 보건복지부와 만나서 증원은 단 1번 밖에 이야기가 안 나왔다”며 “증원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350~500명 증원이었으면 넘어갔을 것인데, 2,000명이라는 숫자가 나오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는 30일 저녁 7시 30분 동성로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