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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10월 5일 동아일보 1면 광고. “우리들은 이제 이 나라 사회의 근대화 작업을 끈덕지게 방해하고 있는 일체의 매카시즘을 타도 청소해야 할 공동의 전선에 섰습니다. (중략) 매카시즘의 한국적 아류들인 그들은 그 악습의 보검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시커먼 무새우를 매카시즘이라는 번철에 달달 볶아 새빨간 빨갱이로 만들려는 수법을 농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에도 용기있게 ‘빨갱이 만들기’를 규탄한 자 누구인가. 제5대 대통령선거 민주공화당 기호 3번 박정희 후보. 경쟁 후보 윤보선은 박정희가 여순반란사건의 관계자임을 폭로했고, 박정희가 부인하자 이번에는 옛 신문 기사를 꺼냈다. 남로당원이었음이 적발된 박정희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박정희는 또 부인했다. 후에 박정희는 남로당 출신인 박갑동 앞에서 “박헌영 선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전해진다.
2011년 3월 구미시 상모동에 세우려는 박정희 동상의 초안이 발표되자, “평양 만수대의 김일성 동상과 닮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일성 동상과 박정희 동상 초안은 둘 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은 채 오른손을 들고 있었다. 영도자 동상이라는 게 만들다 보면 그놈이 그놈 되는 것이 자연스럽건만, 박정희 추앙자들은 ‘김일성’에 소스라치며 스스로 쫄아버렸다. 박근혜 씨까지 나서서 변경을 요구한 결과 모양이 다른 동상이 만들어졌다.
박정희는 초유의 인물이다. 남로당 1인자였고 북한 정권 2인자였다가 숙청당한 박헌영이 저승에서 탄식할 만하다. 해방 정국기 남로당 당원으로 출발해 1972년 유신 헌법으로 남한판 수령이 된 레전드! 박정희를 기념하는 동상은 김일성과 닮는 게 자연스럽다.
박정희 지지자들도 알아주지 않는 박정희의 참다운 본질을 찾아서. 박정희 동상 아이디어 응모는 sumin-gumi@daum.net
김수민 객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