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정규직 임금, 남성 정규직 39.4% 불과···5월 24일부터 ‘무급 노동’

'여성 비정규직 임금차별 타파의 날'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지급 반대"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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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기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은 남성 정규직 노동자 임금의 39.4% 수준이다. 이 차이를 연간으로 비교해보면,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5월 24일부터 무급 노동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금액으로는 월 평균 163만 원이어서 최저임금에 미달한다. 전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이날에 맞춰 매년 ‘임금 차별 타파의 날’을 선포하고,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다. 지난해 ‘임금 차별 타파의 날’은 5월 22일이었다. (관련기사=여성 비정규직 임금 남성 정규직 38.8% 수준···오늘부터 ‘무급노동’(‘23.05.22))

21일 대구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지부는 2.28기념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임금 수준 개선을 주문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와 경영계에서 제안이 나오는 업종별 임금 차등 지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2일부터 2주 간 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최저임금’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 결과도 공개했다. 전국 여성 노동자 1,095명이 참여했고, 응답자 고용형태는 무기 계약직이 36.7%, 정규직 26.2%, 비정규직 24.1%, 특수고용·프리랜서 9.2% 순이다.

응답자 가운데 55.8%(611명)가 ‘지난 6개월 간 생활비 상승으로 빚이 생겼다’고 답했고, 대출 규모는 100~400만 원 미만(18.7%·205명)과 100만 원 미만(16.3%·178명)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비정규직 응답자는 65%, 정규직 응답자는 34.1%로 차이가 있었다. 특히 ‘6개월 간 생활비 대출이 700만 원 이상’인 응답자들의 고용형태는 83.7%가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최근 돌봄, 편의점, 택시운송, 숙박음식업에서 낮은 최저임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에 대해 응답자 84.5%(925명)이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이들은 주요한 반대 이유로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 목적이므로 업종에 상관 없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61.2%·528명)고 생각했다.

▲ 대구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지부는 21일 대구 중구 공평동 2.28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임금 수준 개선을 주문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와 경영계에서 제안이 나오는 업종별 임금 차등 지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구여성노동자회는 “언제나 최저임금 수준에서 임금이 정해지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느끼는 삶의 고통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가파른 물가 상승에 허덕이고 있지만 정부와 경영계는 어이없게도 최저임금 차등지급을 주장한다. 이는 이주, 돌봄, 여성의 노동에 대한 평가 절하와 혐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요양보호사, 아이 돌보미를 포함한 가사·돌봄노동자는 짧은 노동시간과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 시간이 겹쳐 생계를 유지할 만큼 일을 할 수 없어 힘들다. 이로 인해 개별 가정의 책임이 되어버린 불안정한 고비용의 돌봄, 성별 임금 격차와 사회양극화 심화의 결과를 낳는다. 국가가 앞장 선 차별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소연 대구여성회 활동가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임금 차별 타파가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며 단체에서 진행한 편의점 청년 노동자 인터뷰를 대독했다. 김 활동가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치킨을 튀기고,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기계 청소도 한다. 교통카드 충전, 택배, 복권 등 숙달해야 하는 업무가 계속 늘어난다. 게다가 성희롱 등 서비스 업종으로 고충도 있다”며 “그나마 최저임금을 받으면 다행이었고,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최저임금인 이유는 사람이 이 정도는 벌어야 먹고 산다는 뜻이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그 기준을 낮추겠다는 것인데, 이건 20대 초반 사회초년생이나 빚에 허덕여 뭐라도 해야 하는 사람들한텐 너무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하라고 대놓고 말하는 것”이라며 “물가도 올라 먹고 살기 힘든데 진짜 너무한 것 같다.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여성 청년들의 삶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토로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