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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총회 현장에서 대구시 공무원이 물리력을 동원해 기자의 취재활동을 방해하다가 상해를 입히고, 카메라를 파손해 논란이다. 오마이뉴스 대구 주재 기자는 지난 13일 관련 내용을 취재후기 코너를 통해 공개했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며 대구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공개된 오마이뉴스 ‘비판언론 옥죄는 대구시 취재방해 폭력, 사과를 요구합니다’에 따르면,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총회가 종료된 후 관계자들이 퇴장한 회의장에 입장한 기자는 현장에서 한 서류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 무슨 내용인지 나중에 파악해 보려”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사진을 찍은 후 회의장을 벗어나려는 기자를 대구시 국제통상과 직원들이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직원들은 기자에게 찍은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구했고, 해당 기자가 삭제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기자는 한 공무원으로부터 밀침을 당했고, 그대로 대리석 바닥 위로 넘어졌다. 카메라도 그 과정에서 파손됐다.
기자는 “직원들은 넘어져 부상을 당한 기자에게 사진을 삭제하라는 요구만 반복했다.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상식적인 대응도 없었다”며 “사진을 삭제한 후에야 회의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고 전치 2주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 카메라가 파손돼 수리를 하거나 새로 구입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대구시가 행한 여러 취재방해, 언론통제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홍준표 시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 당시 여기에 해당 기자가 참석하려 하자 합의되지 않은 기자 출입은 안 된다며 강제로 끌어냈고, 오마이뉴스에 대한 광고 집행을 중단하면서는 대구시에 비판적인 기고나 기자 개인의 대구MBC 시사프로그램 출연 등을 문제로 삼았다고 한다.
기자는 “대구시는 지난 9일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부상을 입은 기자의 치료비와 파손된 카메라를 변상해야 한다. 또 그동안 대구시의 폭력적인 언론 대응 방식과 그릇된 언론관에 대해서도 진정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당시 현장에서 해당 공무원들은 항의하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별다른 사과 표현 없이 ‘서로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이후에도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14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내고 “오마이뉴스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오마이뉴스 기자에 대한 대구시의 대응은 최악”이라며 “이게 대구시의 대언론방식이다. 말로 해서 해결 안 되면 사람을 밀치고 팔을 잡아당기고 그 와중에 넘어졌는데 사진만 삭제하라고 하는 것이 대구시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사진을 삭제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는 말에서는 공포감까지 느끼게 한다. 만약 사진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 말을 쉽게 하는 대구시 공무원의 상식선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경찰은 당장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취재원인 공무원이 기자를 폭행하는 것이 2024년의 대구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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