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대구 시청광장 ‘집회⋅시위 청정구역’ 지정 취소

시민사회단체, "원천적으로 1인 시위, 기자회견 막겠다는 것은 곤란"
대구시, "시청 출입구 1인 시위, 기자회견만 자제해달라"

16:21

권영진 대구시장이 시청 앞 광장 ‘집회⋅시위 청정구역’ 지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다만, 시청 출입구를 막는 1인 시위나 기자회견 등은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6일 오후 1시,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60여 명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 집회⋅시위 청정구역 지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도중 나타난 권영진 대구시장은 “왜 여기서 집회를 하면 안 되는지 여러분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는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KakaoTalk_20160706_151937422
▲기자회견 참석자 발언 중 나타난 권영진 시장이 발언하려고 하자, 참석자들이 발언 순서를 기다리라며 반발했다.

대구시가 시청 앞에서 금지한 1인 시위, 기자회견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대구시청 앞은 집회⋅시위 금지 구역 또한 아니므로 대구시의 조치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 (관련 기사 : 대구시, “시청광장 1인 시위 막겠다”…법적 근거 없어)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구시의 시청광장 청정구역 지정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넘어 표현의 자유까지 통제하겠다는 반인권적 발상이며, 군사독재 정권과 같은 초법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후, 권영진 시장과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등 6명 시민단체 대표자들은 약 20분가량 면담을 가졌다.

권영진
▲권영진 대구시장

이 자리에서 권영진 시장은 “(1인 시위 등을) 금지한다고 해도 여러분이 하실 거 다 안다. 그렇다고 우리가 1인 시위를 하는 분들을 강제로 들어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시청 입구 쪽에서 하는 건 자제해 달라는 거다. 이곳은 민원인들 통로이고, 공무원들의 업무 공간인데 오늘 같은 기자회견이 있으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시민들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시청 앞 말고는 마땅하지 않다”며 “그런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1인 시위를 못 하게 하겠다고 발표하니, 그동안 시민과 소통을 강조해 온 권 시장님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민주노총 역시 대규모 집회는 시청 앞 주차장을 이용해 왔다. 추상적인 시민들의 불편, 공무원의 불편 때문에 시청 앞에서 원천적으로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막는다는 것은 곤란하다”며 “사전에 시민단체에게 출입구를 막지 않으면 좋겠다고 협조를 구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권영진 시장은 “아니 요청을 일일이 어떻게…”라며 “좋아요. 보도자료에 청정구역이란 말은 취소할게요. 대신 청사 앞 쪽에서 하는 부분은 입구 쪽에서는 하지 말아 달라. 1인 시위를 빙자한 집단 시위 형태도 안 된다”고 답했다.

이에 권택흥 본부장도 “시민들의 통행의 불편이나 공무원들의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시민사회가 기자회견 등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은 동의한다”고 말했다.

KakaoTalk_20160706_151938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