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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을 명분으로 추진되는 대구시의 공유재산 매각 시도가 또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대구시가 제출한 칠곡행정타운 매각 계획을 반대했고, 지난 1월에는 중소기업제품판매장과 동인청사 등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에 대해 건설교통위원회가 반대 뜻을 밝히기도 했다.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달리 공유재산 매각은 의회 동의가 필수여서, 의회 반대에 따라 칠곡행정타운 매각은 힘들어지게 됐다.
26일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인환)는 대구시가 제출한 ‘대구광역시 2024년 수시분 제1차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심사를 진행했다. 관리계획안 중 쟁점은 성서행정타운과 칠곡행정타운 매각 계획이다.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두 공유재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각 행정타운은 달서구와 북구가 분구가 되면 행정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달서구 이곡동(성서행정타운)과 북구 구암동(칠곡행정타운)에 마련한 부지다. 각 행정타운은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677억 원(성서), 286억 원(칠곡)으로 평가되고 있어서 매각을 추진하면 상당한 매매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곳은 홍준표 시장 취임 후 매각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 오던 공유재산이다. 2022년 8월에는 홍 시장의 지상 과제인 채무 상환을 위해 두 곳 매각이 추진됐지만 각 지역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에는 신청사 건립 문제로 갈등 끝에 일부 공유재산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다시 매각 대상에 올랐다.
이번엔 지역민들의 반응이 갈렸다. 신청사 부지를 둔 달서구에선 ‘돈이 없어 신청사를 지을 수 없다’는 홍 시장의 강경한 입장에 밀려 성서행정타운 매각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칠곡행정타운 매각에 대한 지역민 반발은 여전하다. 칠곡행정타운을 지역구 안에 둔 김승수 국회의원(국민의힘, 북구을)도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다.
그 결과 기행위는 매각안을 수정해서 성서행정타운은 매각하지만, 칠곡행정타운은 매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의회의 매각 반대 결정이 알려지자 김승수 의원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시의회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하다”며 “대구시는 지역주민 의견에 반하는 칠곡행정타운 부지 매각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기업제품판매장과 동인청사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의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각각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변경하고,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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