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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21년 만에 해산 위기에 놓인 국제유치 전담조직 대구컨벤션뷰로 직원 11명이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컨벤션뷰로가 지방자치법에 따라 공공기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구시는 대구컨벤션뷰로가 사단법인이자 민간위탁기관이기 때문에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다음달 9일 대구컨벤션뷰로 법인 총회를 열고 해산을 의결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지방공공기관 구조혁신의 일환으로 컨벤션 산업 전담 기관들의 유사 기능 통합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3월 22일 대구컨벤션뷰로에 법인을 해산하겠단 계획을 통보했다.
대구컨벤션뷰로 측은 해산 자체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해산하더라도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2일 입장문을 내 “대구시 국제회의 산업 육성 조례상으로 지정돼 있는 대구컨벤션뷰로의 기능 및 이를 보유한 인력들이 승계된다면 지금껏 쌓아온 자산을 지킬 수 있다. 올해도 세계생체재료총회, 아태안티에이징컨퍼런스 등이 개최되는데, 차질 없도록 업무의 이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용승계 근거로 컨벤션뷰로가 공공기관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지방재정법 17조 2항에 따르면 ‘목적과 설립이 법령 또는 법령의 근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정하여진 기관’, ‘지방자치단체를 회원으로 하는 공익법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공공기관으로 인정된다. 대구컨벤션뷰로는 이 두 가지 조건 모두에 부합한다.
홍 시장 취임 후 대구시가 산하 공공기관을 통폐합할 때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했고, 실제로 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고용승계는 100% 이뤄졌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23일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대구시가 공공기관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고용을 승계한 법적 근거를 “공공기관 간 구조조정이었기 때문에 사용자의 책임으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 부시장은 컨벤션뷰로에 대해선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부시장은 “고용승계는 시민이 부여한 권한 범위를 벗어나 선의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대구시 공직자에게) 시혜적 선의를 베풀 권한은 없다. 컨벤션뷰로를 해산하고 엑스코에 통합하는 건 민간위탁 사업을 공공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고용승계 법적 책임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답했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은 <뉴스민>에 “업무 이관이 아니다. 사단법인인 대구컨벤션뷰로를 해산하고 엑스코에 유사 기능과 인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국제회의 유치에 대한 권한은 대구시장에게 있고, 이 권한을 어디에 위탁할지는 시장의 판단이다. 출자출연기관은 사업주 책임에 의해 고용을 승계하는 게 맞다. 하지만 대구컨벤션뷰로는 사단법인이라 해당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컨벤션뷰로 관계자는 “대표이사 포함 12명이 전 직원이다. 대부분 초창기부터 일했으며, 막내 직원도 6년 차이다. 관련 분야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고용이 승계되지 않으면 다른 도시로 가야 한다”며 “우린 대구시가 회원사이고, 경제부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조직이다. 대구시가 그동안 예산을 지원했는데 이제 와서 고용의 의무가 없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