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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소재 실내동물원에서 기니피그 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동물학대 혐의로 수사에 나섰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해당 동물원은 현재 1년 가까이 장기 휴업 상태로 동물 보호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휴업 상태인 동물원을 상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대구 수성구 소재 실내동물원에서 동물원 관리 부실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경찰과 대구시, 수성구가 합동점검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폐사한 기니피그를 발견해 경찰은 동물학대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관련기사=‘죽은 낙타 맹수 먹이’ 운영자, 다른 동물원도 학대 정황···경찰 수사(‘23.11.10))
18일 뉴스민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 1월 23일 자로 해당 동물원의 동물학대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수성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전문가 의견과 사체 부검 결과에서 학대 정황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기니피그 사체가) 백골 상태라 뼈만 남아 있어서 정확한 죽음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의견에 기니피그가 자연 사망률도 높고, 동족 포식 사례가 빈번하다고 해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다”며 “사망과 직접 연관이 있는 학대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동물원은 약 1,300평 규모 실내테마파크 형태로 58종 300여 마리의 동물이 있다. 지난 5월 부터 경영난으로 사실상 운영을 해오지 않았다. 대구시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제3조 1항 8호에 따라 ‘보유 생물의 질병 및 인수공통 질병 관리계획, 적정한 서식환경 제공계획, 안전관리계획, 휴·폐원 시의 보유 생물 관리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지난해 11월 과태료 300만 원 처분을 내렸다.
해당 동물원 운영자는 동물원 운영자로 처음으로 동물학대(동물보호법 위반)로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어 남은 동물들의 적절한 돌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자신이 운영하던 달성군 소재 동물원에서 2020년 종양이 생긴 낙타를 치료 없이 방치해 죽게 하고, 죽은 낙타를 맹수 먹이로 준 것을 비롯해 생물종과 멸종위기종 현황 변경 내역 및 보유 개체수 목록, 사체 관리 기록, 국제적 멸종위기종 8종 미등록 혐의가 확인됐다. 달성군 소재 동물원에 이어 김해 소재 동물원도 최근 폐업 선언을 한 상황이다.
지난해 대구시는 해당 동물원에 올해 정기점검(6월)과 민원에 의한 점검(3월, 8월) 등 총 3차례 현장점검을 했다. 대구시는 지난 11월 동물학대 문제가 불거지자 한 달에 2번 정도 현장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대구시 기후환경정책과 관계자는 “먹이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치료가 필요하면 이뤄지고 있다”며 “사유재산이라 지자체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동물이 굶어 죽거나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더 이상의 개입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많이 신경이 쓰고 있다. 학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주시하고 있다. 그러면 아무래도 대표자가 신경을 쓰게된다”며 “현재로선 동물원 대표가 동물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 포기하려면 진작 포기하지 않았겠나. 애착을 가지고 동물을 돌보고 하는데, 상황이 좀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폐원을 위해서는 보유동물 이관 조치를 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갖춰 환경부장관, 해양수산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에게 신고를 해야 한다. 휴원의 경우, 신고의 의무만 규정했을 뿐 구체적인 동물 돌봄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몰수 등 적극적 조치가 가능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휴원, 폐원 신고가 사후였던 것에 비해 사전신고로 강화는 되었지만 여전히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동물들을 몰수하거나, 문제가 있는 운영자들이 동물원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거가 동물원수족관법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야생동물의 경우 방치가 됐을 때 더 위험하고, 나중에 그 동물을 구호하는데도 사회적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사유재산 측면으로만 볼 문제가 아니라 공공적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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