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 투쟁 금속노조 17명 연행···”윤석열 정부 노조 탄압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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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두 여성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00일을 넘기면서, 사안이 노정 갈등으로까지 치닫는 모양새다. 17일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집회에서 경찰이 참가자 17명을 연행하자 민주노총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금속노조는 한국니토옵티칼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그 해고노동자 11명에 대한 고용승계 방안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옵티칼이 고용승계 방안을 내지 않고 노조 조합원 전세금·부동산 가압류 등에 나서자 같은 니토그룹 계열사인 한국니토옵티칼에 고용승계 방안을 요구한 것이다. 한국옵티칼 화재 이후 기존 한국옵티칼 생산 물량을 한국니토옵티칼이 이어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열린 집회에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면서 조합원 총 17명이 연행됐고, 손가락 골절 등 부상자도 발생해 노조와 윤석열 정부의 마찰로 비화하게 된 것이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노조 대표자가 한국니토옵티칼 면담을 요구하며 행진했는데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면담 요구를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경찰이 충돌하게 됐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연행된 17명 중 평택공장 앞에서 연행된 7명은 당일 밤 11시께 모두 석방됐지만, 경찰서 앞에서 연행된 10명은 7명만 현재까지 석방된 상태다.

▲한국옵티칼 해고자 고용승계 방향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가 체포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해고자 고용승계 방향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가 연행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금속노조는 “경찰은 7명의 노동자를 방패로 때리고 잡아갔다. 부당한 연행을 설명하려 오후 5시 30분 평택경찰서 앞으로 갔다. 구호도 없었고 연좌도 없었는데 경찰은 불법집회라며 현장에서 10명을 추가 연행했다”며 “노동자를 넘어뜨리고 짓눌러 뒤로 수갑을 채웠다. 평택서 앞에서도 평화적 행위만 이어갔는데 기습적으로 연행했다. 명백한 폭력이다. 윤석열 정권이 전면전을 불렀다. 금속노조는 노동자의 힘으로 단결해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오후 1시 30분, 금속노조는 경찰청 앞에서 ’17명 폭력 연행 경찰 규탄’ 기자회견도 열렸다. 노조는 “평택 한국니토옵티칼 앞에서 경찰 폭력으로 차헌호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장 손가락이 골절됐고, 이지영 한국옵티칼 해고자는 늑골에 금이 갔다”며 “해고자 고용승계 대상 회사 앞에서 면담을 요구한 것이 마치 테러리스트처럼 취급받을 사안인가. 경찰 폭력은 외투기업 뒷배를 자처한 꼴이다. 윤석열 정권의 노조 죽이기 기조를 다시금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어제 탄압은 윤석열 정권의 탄압이다. 우리 분노는 경찰만이 아닌 용산을 향해 있다”며 “총선 패배에도 윤 정권은 노조탄압 노선 그대로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윤 정권은 이제 폭력과 강제가 아니고서는 유지할 수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례는 한국 제도의 실패를 보여준다. 정부가 노동을 보호하고 고용을 유지하고 산업을 지탱하는 역할을 포기했다”며 “외투기업이 식민지 자본처럼 국내 산업을 헤집어도 정부, 국회, 야당 어디도 이건 아니라고 하는 집단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금속노조 간부를 특정한 표적 연행도 의심된다. 윤 정권에 상식이 있다면 부당하게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가 직장으로 돌아가도록, 외투자본 먹튀로 지역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막아내려고 노력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한국옵티칼 투쟁은 한 사업장의 투쟁이 아니고 정권과 자본이 노동자 민중을 어떻게 대하는지 판가름하는 투쟁”이라고 규탄했다.

공공운수노조, 일반노조, 민주노총 경기본부·대구본부도 성명을 내고 윤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했다.

▲17일 한국니토옵티칼 공장 앞에서 한국옵티칼 해고자 고용승계 방향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 제공=금속노조)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