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향한 색깔론? 도태우, 17년 전 김기웅 NLL 관련 기고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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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막말 파문으로 공천 후보가 취소되는 일을 겪은 대구 중·남구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는 국민의힘 후보가 색깔론 공세를 당하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된 후 무소속 출마한 도태우 후보는 국민의힘 김기웅 후보가 17년 전 통일부 근무 당시 쓴 NLL(서해북방한계선) 관련 기고글을 문제 삼으며 색깔론을 폈다.

▲도태우 후보(오른쪽)는 김기웅 후보(왼쪽)의 과거 NLL(서해 북방한계선) 관련 글을 짚으며 문제 삼았다. (사진=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유튜브)

2일 오후 2시 10분 대구중남구선거방송토론회 주관, 대구KBS 중계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중남구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로 허소(54)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기웅(62) 국민의힘 후보, 도태우(54) 무소속 후보(기호순)가 나섰다.

도 후보는 시작발언에서부터 “저는 중남구 주민들이 두 차례의 경선에서 보수 후보로 선택해 준 후보이다. 하지만 좌파 세력은 총력을 다해 공천을 취소시켰고, 해상 주권을 포기하는 NLL 무력화에 동의했던 후보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며 “당선 후 복귀해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주장했다.

도 후보가 문제 삼은 글은 김 후보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평화체제 구축팀장으로 있으며 국정브리핑 사이트에 올린 기고문이다. 도 후보는 김 후보에게 “‘우리 측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NLL’이라는 발언(문구)에 대해 지금이라도 공개적으로 부정하고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따졌다.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NLL을 둘러싼 남북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북한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을 계속 협의한다는 조항을, 남한은 NLL을 존중한다는 전제하에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당시 배경을 살펴보면 김 후보는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제를 글에 담으려 한 걸로 풀이된다. ‘서해바다를 평화와 민족 공동번영의 터전으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는 “정전협정 협상 과정에서 합의하지 못했던 사안인 만큼, 우리 측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NLL에 대한 북측의 태도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동해에 비해 해안선이 복잡한 서해의 NLL은 애초부터 남북 간에 큰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썼다.

이어서 “서해 불가침 경계선 문제는 그 성격상 남북이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그리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있기 때문에 그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그 이전이라도 이 지역에서의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러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조차 마치 우리 측이 북측에 일방적으로 큰 양보나 하는 것처럼 매도한다면 이는 참으로 어리석고 불행한 일이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도 후보의 지적에 대해 김 후보는 “허위사실이다. 칼럼은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확고히 지켜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라며 “없는 얘기를 만들거나 사실을 왜곡해 국민을 혼선시키고 국론을 분열하게 하면, 그것을 원하는 게 북한”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에 대해 허소 후보(왼쪽)와 김기웅 후보(오른쪽)가 입장 차를 보였다. (사진=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유튜브)

한편 토론회에선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에 대해 허소 후보와 김기웅 국민의힘 후보가 입장 차를 보이기도 했다. “2년간 정부의 대기업, 자산가, 부동산 부자를 위한 감세정책은 약 56조의 세수 감수로 이어졌다. 국세가 줄면 지자체로 내려오는 교부금도 줄 수밖에 없다”는 허 후보 지적에, 김 후보는 “경제정책의 효과는 몇 년 뒤 발휘된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으로 보는 게 맞다”고 대응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