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민>은 4.10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대 인류의 큰 위기로 부각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정치권이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시민들에게 물었다. 대구와 경북 곳곳을 찾아가 시민들을 만났고, 이들이 체감하는 기후위기는 어느 정도인지, 누가 해결해야 하고, 대책은 뭐라고 보는지, 다가오는 선거에서 기후위기가 후보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지 등을 물었다.
고경상(60) 씨는 경북 예천 감천면 진평리로 귀농하고 5년 만인 지난해 7월 기억도 하기 싫은 일을 겪었다. 7월 15일 밤 중에 ‘쾅’하는 소리와 함께 집 안으로 진흙더미가 덮쳐왔다. 휴대폰만 챙겨서 말 그대로 ‘팬티 바람’으로 몸만 피했다는 그는 전 세계가 기후위기를 막는데 나서야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경상 씨는 당시 상황을 “기억도 하기 싫다”고 표현했다. 그는 “집은 완파되고, 밭이나 유실수 그런 것도 다 없어졌다. 하나도 없이 싹. 웃음 밖에 안 나오더라”며 “휴대폰만 들고 팬티 바람으로 창문으로 튀어나왔다. ‘쾅’ 하더니만 방안으로 진흙 같은 것들이 밀려 들어오더라. 당시에는 깜깜해서 상황도 알 수 없었는데, 아침에 올라가 보니 상황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기후가 옛날 같지 않고 나빠져서 그런 건 아닐까”라며 “미국도 그렇고, 유럽도 많이 그런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지구의 기후가 옛날 같지 않고 나빠진 영향이 있던 거고, 산 아래 임도를 오랫동안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재난의 원인을 짚었다.
그는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 것 같으냐는 물음엔 “어려운 질문”이라며 “우리가 지구를 살리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 국민은 작은 것부터라도, 시골은 쓰레기 태우는 것부터 안 해야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탄소배출 제로로 만들자는 건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고, 1.5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세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미국은 반대하지 않나? 그러니까 거기도 토네이도도 많이 오고, 허리케인도 많이 오는 것 같다. 전 세계인이 지구를 잘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안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기후위기에 대한 입장이 확연하게 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편집자주] ‘롭다’는 ‘그러함’ 또는 ‘그럴만함’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기후+롭다’는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위기 대응을 고민하며,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한다는 의미를 담아 뉴스민이 고안한 말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 상승하는데 남은 시간은 5년 남짓, 이번에 선출되는 22대 국회는 그 5년 중 4년을 쓰는 국회다. 그동안 우리 국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무관심하고 무능했다는 걸 고려하면, 이들에게 주어진 4년이란 시간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간이다. 뉴스민은 22대 국회는 기후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기후로운 투표생활’ 기획보도를 시작한다.
[뻘건맛 시즌3] 기후로운 투표생활 시작합니다 (‘24.3.6)
[기후로운 투표생활] ① 2.1%, 21대 국회의 한계 (‘24.3.6)
[기후로운 투표생활] ② 기후로운투표생활위원회, “22대 총선 키워드는 기후국회”(‘24.3.6)
[기후로운 투표생활] ③ 지속가능 농·어업 고민 않는 국회(‘24.3.8)
[기후로운 투표생활] ④ 재난에 떠밀려 땜질하는 국회(‘24.3.11)
[기후로운 투표생활] ⑤ ‘탈탄소’ 보다 ‘저탄소’에 머문 국회(‘24.3.13)
[기후로운 투표생활] ⑥ 전국 사과 생산 1위, 경북의 한숨···“기후가 위기”(‘24.3.21)기후로운투표생활 특별취재팀
이상원, 장은미 기자
여종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