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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022년 녹색당 후보로 안동시의원 선거에 도전했던 허승규(35). 각각 16.54%, 18%로 선전했지만, 낙선했다. 낙선 이후에도 허승규는 지역에서 버스타기 좋은 안동, 주민자치위원, 환경교육강사로 활동하면서 2년 후 지방선거를 준비했다. 그러던 청년 정치인이 22대 총선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2번 후보가 됐다.
25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녹색정의당 대구경북 기후위기 대응 선거대책본부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허승규 후보는 오전 경주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을 만나고 왔고, 기자회견 직후 짬을 내서 이야기를 나눴다.
1호 입법 공약은 교통기본법
“기후위기 지역 소멸 문제 함께 해결”
–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 비례 2번, 당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이는데요.
“지금 지지율이 더디게 오르고 있어서 남은 기간 더 열심히 분발해야 되고요. 지지율이 낮았지만 최근에 비례대표 후보군이 나오면서 조금씩 오르고 있고요, 진보라는 이름을 내걸었던 정치세력들이 기득권 위성정당에 편승하면서 원칙을 지켜온 유일한 원내정당인 녹색정의당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가 노동 현장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요. 기후위기와 노동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지지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허 후보는 녹색당 출신이다. 선거연합을 통해 녹색정의당으로 출마했는데, 왜 녹색당에서 국회의원이 나와야 하는지 유권자를 설득한다면?
“대구, 경북이 사과 재배 주산지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사과 재배 면적이 44% 정도 줄었어요. 사과값 상승 등 대구, 경북도 기후위기 직격탄을 맞고 있어요. 그런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기후위기로 싸우지는 않아요. 기후위기 문제를 정치적으로 공론화했고, 해결할 정당이 녹색정의당인 거죠.
사람들이 녹색을 들으면 불편함을 떠올리잖아요. 녹색정의당의 지향은 주 5일제 같은 사회입니다. 처음에 주 5일제 도입할 때 나라가 망한다, 경제 망한다고 했는데 지금 어떤가요? 주 5일제를 주 6일제로 돌리자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요? 녹색 가치가 더 많아질수록 생명, 안전, 여유가 있는 삶이 가능하다는 걸 유권자들이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허승규 후보가 국회에 들어간다면,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요?
“1호 입법 공약이 교통기본법입니다. 기후위기와 지역 소멸 문제에 함께 대응하는 중요한 분야가 바로 교통이죠. 안동에서 ‘버스타기 좋은 안동’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교통약자들을 만났습니다. 작은 지역일수록 교통약자도 많고, 교통이 불평등하죠. 지역 간 교통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게 중앙정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게 교통기본법이에요.
의지가 있어도 예산이 부족해 친환경 전기버스 도입, 무상교통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시·군별 교통격차를 해소할 수가 있어요. 또, 경북은 안동에서 버스타고 상주 가려면 힘듭니다. 서울 가기보다 불편하죠. 경상북도 전체적으로 연결하는 걸 생각해야 해요. 친환경 전기버스를 시·군에 도입하려면 차고지 확보가 중요한데, 경기도 같은 경우 땅값이 비싸니까 사모펀드들이 공용 부지를 팔아넘기고 있어요. 도시를 설계할 때부터 친환경적으로 설계하도록 하면, 기후위기도 막고, 지역소멸도 해결할 수 있어요.”
-1호 입법안 이외에도 국회에서 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경북 북부 지역은 작년 냉해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어요. 청송, 봉화, 의성 순으로 피해가 컸고 사과, 자두, 감자 피해가 많았어요. 냉해로 특별재난지역 선포된 게 처음이었어요. 농민이 열심히 한다고 냉해를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죠.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 저탄소 농정에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해요.
옛날에는 자동차 팔아서 값싼 해외 농산물 사들인다고 생각했는데, 기후위기 시대에는 맞지 않아요. 해외 농산물 들이는 시대가 아니라 로컬 푸드가 기후위기 관점에서 중요한 거죠. 기후위기가 심화하면 식량 안보도 불안해져요. 기후위기와 식량 안보 차원에서 로컬푸드와 농업에 대한 법제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선되면 4년 뒤 안동 지역구에 출마 밝혀
“녹색정의당 찍으면 경북 유권자 효능감 바로 느낄 것”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의원을 지냈던 5명 중에 지역구 출마자가 강은미, 장혜영 의원 2명뿐입니다. 허승규 후보는 4년 뒤에 지역구 출마를 하나요?
“당연히 합니다. 물론 비례대표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비례대표 4년 했으면 노회찬, 심상정 의원처럼 지역구 기반을 만들어내야죠. 저는 경북 안동이 포함된 곳에서 할 것이고요. 경북에 국민의힘과 다른 녹색정치 거점을 만들어야 하는 소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국민의힘 독점 구조와 다른 건강한 지역 정치 경쟁 구도를 바라는 지역민들이 녹색정의당에 힘을 실어주면 아주 큰 사건이 벌어지는 거죠.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습니까?”
-진보정당에서 경북 지역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나오는 게 유권자 입장에서 어떤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까요?
“지금 경북도의회도 90% 이상 국민의힘이 점유하고 있어요. 그런데 국민의힘이 아닌 정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2~30% 존재해요. 이분들에게는 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할 통로 자체가 없어요. 제가 당선되면 안동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무실이 있고, 녹색정의당 의원 사무실이 있어요.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 해결책만 해도 두 국회의원이 다르지 않을까요? 국정감사할 때도 경북 현안에 다른 목소리로 비판할 수 있고요. 20대 때 서울 유학 시절을 제외하면 안동에서 나고 자라 안동에서 활동해서 단순히 연고만 있는 후보들보다 지역 현안에도 더 낫다고 생각해요. 바로 효능감을 지역주민들이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당장 국회에 들어가면 지역 현안 중에는 어떤 것부터 하고 싶나요?
“당선되는 즉시 찾아갈 곳들이 많아요. 안동에는 안동대가 있습니다. 버스 중간 지점인데, 거기 버스 노동자 휴게실이 없어요. 기사님들이 벌벌 떨고 계세요. 안동시-안동대가 버스 휴게소 협의하고 있는데 대학본부가 의지가 있는지 확인이 안 됐어요. 버스는 안동대 재학생, 시민들이 이용하죠. 버스 기사 휴게공간은 국립대의 책무예요.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지역 대학 살리자고 하는데 그걸 못 하느냐고 지금 찾아가고 싶어요.”
-허 후보는 서른다섯 청년이기도 한데, 녹색, 지역이 강조되면서 청년 후보라는 인식은 크지 않은 것 같아요.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을 것 같아요.
“유학생활 마치고 안동에 와서 주거, 놀이, 노동, 학습, 자립공동체 활동을 했어요. 게스트하우스를 열어 운영도 했고, 동네 대학, 잡지 발간, 지역 축제 기획도 청년들과 함께했어요. 저는 자차가 없어요. 버스타고 다니면서 지역에서 교통 소외를 겪는 청년을 만나고 같이 활동해 왔어요. 특히, 청년들과 거리가 먼 정치라는 영역에서 함께 살아왔어요. 이웃에서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청년, 거대 양당 국회의원들보다 훨씬 더 편하게 소통할 수 있어요.”
-대구경북에서 녹색정의당 지지율이 많이 나와야 하잖아요. 그런데 국민의힘이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보니 일당독점 문제를 지적해온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의 임미애(비례 13번) 후보와 허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런 분들에게 녹색정의당을 찍어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 이야기 해주실까요?
“임미애 후보님은 저도 존경하는 정치인입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 도지사 후보로 연설하면서 임미애 후보가 녹색당, 정의당 등도 원내에 있어야 한다고 발언해주셨어요. 녹색정의당이 국회에 들어가면 같이 들어오시겠죠? 이번에 같이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이 속한 구단을 봐줬으면 해요. 국민의힘 1당 독점 구조와 또 다른 책임이 있는 제1 야당까지 넘어서는 대안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경북의 정치 변화를 더 앞당기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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