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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마이크’를 문제 삼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대구에서 마이크를 이용해 “여러분, 우리는 이번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를 사고 있다.
21일 오후 한동훈 위원장은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에 나섰다. 단상에 마련된 마이크 앞에 선 한 위원장은 “여러분 우리가 오늘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바로 이곳 대구에서 총선을 진짜 시작한다. 여러분, 우리는 이번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10분간 축사에 나섰는데 관련 내용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대구선거관리위원회가 검토 중이다.
그는 축사 첫 2분여 동안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호소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자기 죄로 감옥 가지 않으려고 이겨야 하는 것이고, 우리는 대한민국을 위해 이겨야 한다”며 “저는 정말 대한민국을 지켜야 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통진당(통합진보당) 후예와 범죄자 연대가 이 나라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그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걸 어디서 막을 수 있나, 우리 밖에 없다”며 “바로 이곳 대구경북의 힘이 전국으로, 우리 목소리가 퍼져 나가야 이길 수 있다. 우리는 시민들의 미래를 전진시킬 수 있는 실력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다. 상식 있는 시민들이 우리를 지지한다. 우리는 그분들을 위해 서서 죽겠다는 각오로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분 동안 이뤄진 축사의 전반부 2분 가량을 선거운동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으로 채운 한 위원장은 “현안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겠다”며 화제를 전환했다. 이어진 7분 동안은 이종섭 주호주대사 문제와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을 선거구에 공천한 조수진 변호사의 성폭력 가해자 변호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다 발언 막바지에 1분 가량을 다시 “정치적인 경륜, 이런 것의 절반 이상은 바로 한 사람에게 배운 것이다. 바로 여러분의 윤재옥”이라며 “오랫동안 정치인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렇게 신중하고 사려 깊은 판단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진력 있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 물론 여기 계시는 유영하 후보님이나 권영진 후보님도 물론 마찬가지다. 저희는 인재의 산실인 대구, 경북에서 전국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상식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를 퍼져나가게 할 것”이라고 하는데 썼다.
공직선거법 59조 4항은 선거운동 기간이 아닐 때 확성장치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21년 대통령 예비후보로 나선 최재형 의원이 대구 서문시장에 와서 마이크를 들고 “여러분 많이 힘드시죠. 이 정권에서 힘드셨죠. 저 최재형이 정권교체 이뤄내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한 것이 이 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 받기도 했다.
한 위원장도 이를 알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 안양에서 첫 현장 선대위를 연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자회견 형식으로 마이크 사용하며 선거법 위반 논란을 피해 가는 걸 꼬집으며 “이재명 대표는 늘 마이크를 쓴다. 그분은 법을 무시하는 사람이다. 저는 그 법이 조금 이상하더라도 그 법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는 발언 내용 전체 전문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위반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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