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에서 시민행진···여전한 숙제들

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기자회견... 범어네거리 등 행진
2월 25일 제주서 시작~ 15일 안산, 16일 서울 도착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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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대구를 포함해 전국에서 시민행진이 이뤄지고 있다. 참사 희생자들이 도착했어야 할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유족과 시민이 함께 행진한다. 이들은 전국시민행진을 통해 생명안전기본법 제정과 4.16생명안전공원 조속 건립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대구4.16연대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 참여를 선포했다. 지난달 25일 제주에서 시작한 시민행진은 팽목항(진도), 목포, 광주, 진주·창원, 부산, 밀양·울산을 거쳐 이날 대구에서 진행됐다.

4일 구미·안동을 거쳐 전주, 정읍, 군산, 대전, 세종·청주, 천안·아산, 원주·춘천, 속초·강릉, 수원, 인천, 15일 경기도 안산을 지나 16일 서울에 도착하게 된다. 자세한 일정과 시민 참여는 4.16연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3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대구 4.16연대는 4.16세월참사가족협의회,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 참여를 선포했다.

전국시민행진은 ▲세월호 참사 국가책임 인정과 사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권고 즉각 이행 ▲세월호 참사 정보 완전 공개 및 추가 진상조사 ▲세월호 참사 책임자 엄중 처벌 ▲4.16생명안전공원 조속한 건립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재난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 혐오모독 중단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법 제정 등 7가지 기본요구를 하고 있다.

대구4.16연대 측은 “국민의힘은 세월호 참사 지우기에 나설 것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의 온전한 진실, 재발방지 대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정책을 바로 세워야 한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동안 국가의 책임과 안전사회 재발방지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열 한 분의 세월호 유가족이 대구에서 행진을 위해 함께 해주셨다. 저희가 ‘생명 안전의 나무’를 준비했는데, 4.16생명안전공원을 건립해 우리 단원고 학생들이 다시 안산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순화(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 엄마) 씨는 “아직 저희는 진실을 모르고, 저희가 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 이 사회가 좀 더 안전해질 때까지, 그리고 세월호의 진실을 온전히 인양할 때까지 계속 질문을 하며 이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팽목항에서 부터 일주일째 행진에 참여하고 있는 최지영(2학년 6반 권순범 엄마)씨는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니까 벅찬 마음이 든다. 시민들을 만나서 또 새로움 힘을 얻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성욱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2학년 7반 정동수 아빠)도 “2015년 거리행진과 지금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시민들에게도) 기억이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것 같다”며 “시민행진을 통해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지 않길 바란다. 아직 추모공간도 조성되지 않았는데 하루 빨리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소속 지역작가 20여 명도 행진에 참여했다. 임수현 작가는 “동료 작가들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시나 동화로 세월호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오고 있었다. 작가로서 기록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오늘은 지역에서 행진을 한다고 하길래 신청을 해서 동료들과 함께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시민행진은 범어네거리~수성교~경북대병원네거리, 반월당~동성로/서성로 일대 약 6km 구간에서 진행됐고, 100여 명이 참여했다. 거리 선전전과 함께 2.18대구지하철 참사 기억공간 방문도 이뤄졌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해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 304명이 사망한 사고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