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각 학교에 ‘사드가 안전하다’는 내용이 담긴 ‘학생 생활지도’ 교육부 공문이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을 받은 성주 소재 학교들은 “지역 정서와 맞지 않다”며 고심 중이다.
지난 25일 교육부는 각 교육청에 ‘사드 관련 자료 안내 및 학생 생활지도 철저’라는 공문을 보냈다. 경북교육청은 곧 성주교육지원청 등에 전달했고, 성주교육지원청 역시 관내 22개 초⋅중⋅고등학교로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은 사실상 국방부가 주장하는 사드의 안전성 등의 내용이 담겨 서울, 경기, 전북교육청 등은 협조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사드의 필요성, 인체 유해성 등에 대한 여론이 찬반으로 갈리는 가운데 이 같은 공문은 결국 교육부가 나서 국방부 입장을 홍보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사드와 관련해서 국방부에서 제작한 안내 자료가 있으니 참고하고, 학생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며 “저희가 공문을 생성한 것이 아니라 교육부에서 공문이 내려왔고, 각 지원청으로 이첩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문을 받은 성주교육지원청은 같은 날 관내 22개 초⋅중⋅고등학교로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각 학교는 사드 반대 여론이 높은 지역 정서를 고려해 학생, 학부모 등에게는 안내하지 않았다.
성주읍 한 학교 관계자는 “방학 중이기도 해서 학생들에게 안내하지 않았다. 지역 정서와도 맞지 않아서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성주교육지원청이 각 학교로 이 공문을 발송한 것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한 학교 운영위원인 A 씨는 지난 28일 저녁 성주군청 앞 촛불 집회에서 “교육청이 국방부 대변인이냐. 학교로 보낸 공문을 모두 회수하고, 학부모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학교 운영위원들은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또, 교육부는 지난 26일 각 교육지원청에 사드 관련 홍보자료를 배치하라는 공문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26일에 다른 공문이 하나 왔는데, 국방부에서 만든 리플렛을 보내주겠다고 각 교육지원청에 사드 관련 홍보자료를 배치하라는 공문이었다”며 “아직 공문만 왔지 리플렛은 오지 않았다. 국방부 리플렛이 오면 내용을 보고 (배치할지 말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