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년 의원 수성구의회 부의장⋯대구 진보정당 두 번째

수성구의회 7대 후반기 의장단 선출, 김숙자 의원 의장
“지역민의 변화는 보여, 의회가 못 받아 안은 것뿐”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 완료, 중⋅수성구 제외 새누리 독식

15:03

11일 대구 수성구의회 7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진보정당 소속 부의장이 선출됐다. 대구에서 진보정당 의원이 의장단에 선출된 것은 지난 2012년 장태수 당시 진보신당 서구의원(현 정의당) 이후 두 번째다.

정의당 김성년 의원(고산동)은 이날 오전 수성구의회 210회 임시회 본회의 부의장 선거에서 11표를 득표해 8표를 얻은 조용성 의원(새누리당, 범물⋅파동)을 누르고 부의장에 당선했다.

김성년 부의장은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지방의회 진출을 시도했지만, 낙선했다. 2010년 5회 지방선거에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해 처음 의회에 진출했고,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후보로 나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선 직후 과 인터뷰를 진행 중인 김성년 수성구의회 부의장.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선 직후 <뉴스민>과 인터뷰를 진행 중인 김성년 수성구의회 부의장.

김 부의장이 처음 의회에 입성한 2010년 선거에서 수성구의회는 김 부의장을 제외한 의원 19명 전원이 지금의 새누리당계 정당(한나라당-친박연합)이었다. 4년 만에 다시 치러진 선거에서는 김 부의장을 포함해 비새누리당계(더불어민주당-무소속) 의원이 7명까지 늘었다. 수성구의 변화는 어쩌면 이때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김 부의장은 “지역 정서에서의 변화는 분명히 불고 있다는 건 지난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수성구의회 안에서 새누리당이 다수라는 이유로 자기들끼리 다하는 모습을 보여서 변화하는 주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해오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역민 정서가 변화고 있다고 해도 다수결로 모든 걸 ‘정리’할 수 있는 의회에서 김 부의장의 의장단 입성은 괄목할 만한 변화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4년, 7대 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면서도 의장단은 물론이고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독식했다.

김 부의장은 “전반기 의장단을 구성할 때도 새누리당이 2/3 의석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의장, 부의장을 포함해 상임위원장까지 여섯 자리를 다 차지 했었다”며 “그 과정에서 저희가 본회의를 보이콧하기도 하면서 문제 제기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의회 내 변화의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됐다기보다는 이런 결과를 만들어냄으로 해서 새누리당 내에서도 자기들끼리는 안 될 것 같다는 위기의식이 생긴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함께 협의해 가자는 제안이 왔고,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김희섭 의원님이 상임위원장을 맡게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의회부터 여야가 같이 협력하고 합의하는 구조로 변화하는 단초를 마련한 것 같다”며 “진보정당 의원으로서의 역할은 의원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부의장으로서 새누리당과 야당이 같이 함으로 해서 생기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일하고 싶다”고 앞으로 2년 간 부의장으로서 각오를 전했다.

한편, 11일 수성구의회를 끝으로 대구 지역 8개 구·군의회와 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모두 마무리했다. 수성구의회에서 김성년 부의장이 진보정당 소속으로 의장단에 입성했고, 중구의회에서는 신범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의원으로 부의장에 올랐다. 수성구와 중구를 제외한 모든 의회에서는 이번에도 새누리당이 모든 의장단을 독식했다.